제작 후기2026.09.30

운학·활옷 문방 세트가 나오기까지

글 · 모뉴 대표
운학·활옷 문방 세트가 나오기까지

전통 서재를 오늘의 책상 위로 옮겨 본 제품입니다. 읽고 쓰는 일이 한자리에서 끝나도록, 북마크와 클립보드 세트, 전용 리필지를 하나로 묶었습니다.

디자인은 두 가지 색의 대비에서 출발했습니다. 고려청자의 청록빛과 조선 왕실 혼례복 활옷의 붉은빛입니다. 청자는 여러 청자 유물을 찾아보며 문양과 선을 정리했고, 활옷은 어느 요소를 어디에 놓을지 고민하며 두 디자인 모두 여러 번 고쳤습니다.

운학 문방 세트와 활옷 북마크

북마크를 만들며

북마크는 두 가지 방식으로 계속 만들어 봤습니다. 처음에는 형압으로, 다음에는 스코딕스로요.

형압은 잉크 없이 종이를 눌러 무늬를 새기는 방식입니다. 색이 아니라 종이의 높낮이로 무늬가 드러나서 은은하고 손끝에 걸립니다. 스코딕스는 인쇄한 무늬 위에 투명한 막을 도톰하게 올려 광택과 입체감을 내는 후가공입니다. 빛을 받으면 무늬만 또렷하게 살아납니다.

다만 기획한 것과 실제 제품의 느낌은 달랐습니다. 형압에서 출발해 스코딕스까지 넘어왔는데,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형압으로 만든 활옷 북마크와 스코딕스로 만든 운학 북마크

또한 세트로 묶어 보니 패키지 색과 잘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4도 인쇄로 돌아왔습니다. 코팅을 하지 않아 종이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종이를 고르는 일에도 시간을 들였습니다.

패키지와 내부 패드

패키지는 흑지로 만들었습니다. 옆면까지 검은색으로 보이게 하려고 흑지에 흑지를 붙여 단단한 한 장으로 만들고, 일체형으로 짰습니다. 북마크처럼 종이의 질감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코팅 없이 제작했습니다.

가장 오래 걸린 건 내부 패드였습니다. 클립보드와 리필지의 높이 차이를 맞춰야 했는데, 패키지 완성도를 위해 시안과 견본을 수십 번 만들었고 종이를 자르는 칼 틀도 마지막에 세 번쯤 고쳤습니다.

칼로 직접 잘라 만든 내부 패드 시안과 완성에 가까워진 샘플

완성형에는 내부 하단에 받침대를 넣어 클립보드와 리필지의 높이 차이를 없앴습니다. 제품을 꺼내기 위해 두었던 홈도 없애고 그 위에 사각 패드를 한 번 더 올려, 꺼낸 뒤에도 안쪽이 깔끔하게 보이도록 마무리했습니다.

높이 차이를 없앤 최종 내부 패드

마지막으로 띠지를 둘렀고, 유통 중 패키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OPP 포장을 더했습니다. 이렇게 몇 달을 거쳐 나온 두 제품은 올해 국가유산진흥원 K-헤리티지 상품 공모에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띠지를 두른 활옷 문방 세트

지금은 모뉴 스마트스토어와 국가유산진흥원 매장인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인천국제공항 등 궁과 공항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의미 있는 우리 문화 상품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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